2017년 11월 27일(영국), 28일(미국) 출시 예정.

 Arrow Films에서 스즈키 세이준 감독 추모를 거하게 하는구나. The Taisho Trilogy에 이어 이번에는 초기작 다섯 편 모음. 사실 1965년 작까지 수록돼 있으니 초기작이라는 표현에는 좀 어폐가 있다. 여하간 닛카츠에서 맹활약하던 시절에 만든 청춘 영화들을 모았다. 한 편도 보지 못했고 아는 것도 없는 영화들. 그래서 스즈키 세이준을 특집으로 다룬 영화 잡지 [KINO] 2002년 2월호를 발췌 인용했다. 이 기나긴 특집 기사 중에는 스즈키 세이준이 닛카츠에서 만든 영화 40편에 대해 스스로 덧붙인 코멘트를 정리한 기사가 있다. 누가 썼는지도 밝히지 않은 기사인데, 어투를 보면 아마도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어느 일본 서적 내용을 그대로 번역해서 싣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호의 편집 후기를 보면 두 달 전 토쿄 신주쿠에서 지갑을 탈탈 털어 스즈키 세이준 관련 서적들을 샀는데 이렇게 빨리 써먹게 될 줄은 몰랐다는 이연호 편집장의 말이 있다.

 [밟아보지 못한 봄(踏みはずした春, 1958)]

"이건 진지한 영화지요. 기억하고 있는 것은 확실히 시시도 조가 아사오카 루리코를 덮치는 장면. 어느 쪽에서 덮치게 할 것인가? 뒤에서 덮치게 할까? 앞에서 덮치게 할까? 그런 걸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이느냐의 문제죠. 뒤에서 덮치게 한 건 관객들에게 두 사람의 얼굴이 모두 보이게 되니까 그렇게 한 거죠. 앞에서 하면 한 사람의 얼굴밖에 안 보이잖아요. 관객들에게 연기자의 얼굴을 보여준다, 기본이죠 그건. 아사오카는 이 영화 하나뿐이었나?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여배우를 쓸 수 없게 한다니까요. 나는 좋은 여배우라고 생각하는데."

불량소년과 그를 갱생시키려고 하는 젊은 여성의 만남을 그린 청춘영화. 지루한 설교 같은 이야기로 빠지기 쉬운 것을 전편에 흐르는 약동감과 경쾌함이 구해내고 있다. 불량소년 역의 고바야시 아키라의 매력이 물씬 풍긴다.

 [고개를 넘는 젊은 바람(峠を渡る若い風, 1961)]

"〈뒈져라 우연대〉부터 컬러가 되었어요. 히데 군 덕분이죠. 당시 컬러로 찍으려면 예산이 삼백만에서 오백만 엔은 더 들었거든요. 뭔가 색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색이 변하는 장면은 돌발적인 생각이었는지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지 잊어버렸어요. 칼라 영화니까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뭔가 재미있는 걸 하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요? 이건 즐거운 영화였어요. 와다 코지가 주연일 때는 이것저것 해봐도 회사로부터 별로 혼나지 않았어요. 아직 관객이 많이 들던 때였으니까."

떠돌이 곡예단을 따라나서게 된 학생이 사랑하고 싸우고 하면서 대활약하는 청춘영화. 와다-세이준 콤비 주위에 어수선하게 배치된 기묘한 캐릭터들이 재미있다. 주인공이 입은 하얀 셔츠 위에 얼음 시럽을 부으면 화면의 색이 바뀌는 즐거움이 있다. 이 작품 즈음부터 색채를 사용하는 방법의 묘미가 나오기 시작했다. 세이준이 마음에 들어한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

 [하이틴 야쿠자(ハイティーンやくざ, 1962)]

"뭔가 코미디 같은 제목이죠? 히트한 건 동시 상영한 작품(〈돌아온 선풍아〉)에 출연한 고바야시 아키라 덕분입니다. 이때의 동시상영은 나와 스승인 노구치 감독의 사제 흥행인 셈이었죠."

〈모든 것이 미쳐 있다〉에 이어지는 가와지 다미오 주연의 청춘물(극중 이름도 같은 지로이다). 일단 거리의 영웅으로 추대받지만 같은 조직의 사람들에 의해 시기당하는 소년의 고뇌와 성장을 그린다. 굴절된 역을 맡은 가와지가 발군의 매력을 발산한다.

 [나쁜 녀석(悪太郎, 1963)]

"옛날 중학교 시절의 체험 등을 특별히 의식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것들이 몸에 배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나오겠죠" 그 당시는 여자 하면 요시나가 사유리, 남자 하면 하마다 미츠오였어요. 그것이 닛카츠의 청춘영화라는 거죠. 그런데 이 영화는 그것과는 또 다른 것이었어요. 정통파 청춘영화가 아니었으니까요. 이건 걸작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간과했지만."

전작의 탐미적인 경향에서 완전히 바뀌어 오소독스하고 철저한 문예성을 추구한 청춘영화. 작가 이마히가시 아키라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다이쇼 시대의 청춘상을 리듬감 풍부하게 그린다. 세이준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존재인 미술감독 기무라 다케오와 처음 같이 작업한 작품.

 [나쁜 녀석, 나쁜 별 아래서도(悪太郎伝 悪い星の下でも, 1965)]

"마지막에 여고생의 배지를 우유병 안에 넣어서 흙 속에 묻지요. 영화란 건 대체로 센티멘털리즘이 아닌가요? 이 시대에는 그런게 없으면 영화로서 성립이 안 되었죠."

〈나쁜 녀석〉과 같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자매 편. 자신의 청춘기와 비슷한 제재 때문인지 세이준의 연출은 기이함을 자랑하지 않고 시적인 서정을 빛낸다. 스태프, 캐스트는 전작과 거의 같지만 주인공의 여성상을 정신적인 그리움의 대상인 이즈미 마사코, 육감적인 노가와 유미코로 나누어서 설정한 것이 재미있다.


 Vol. 1이라고 했으니 적어도 Vol. 2는 나올 테고, 아마 두 번째 박스 세트는 스즈키 세이준의 장기인 범죄 영화들 모음이 아닐까 싶다. [암흑가의 미녀(暗黒街の美女, 1958)] 같은 영화 참 다시 보고 싶은데. 그러나저러나 여기 수록된 다섯 편은 정말 잘 안 알려진 영화들이라서, 이것부터 출시한 게 조금은 의외이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혹은 Vol. 1과 Vol. 2가 있으면 아무래도 Vol. 1이 더 잘 팔리기 마련이라서 그랬던 걸까. Vol. 1은 Vol. 1이라서 좀 더 팔릴 테니까 덜 유명한 영화를 넣고, Vol. 2는 유명한 영화를 넣어 판매량을 확충하자는 계획?

 부록이 토니 레인즈 인터뷰와 60쪽짜리 소책자뿐인 것은 좀 안타깝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텐데, Arrow Films의 판권 협의나 부록 제작 등을 담당하는 프리랜서 마크 월코프 말로는 다이쇼 3부작 박스 때도 각본가 등 섭외 다 했는데 Arrow Films에서 돈을 더 주지 않았고, 그 타이틀뿐만 아니라 일본 영화는 전부 제작비를 많이 들이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한다. 역시 일본 영화는 잘 안 팔리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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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p [11/6, 7]

Blu-ray 2017.08.19 10:11
 2017년 11월 6일(영국), 7일(미국) 출시 예정.

 하드보일드 범죄 영화의 걸작 [카터를 없애라(Get Carter, 1971)]에서 함께 했던 마이크 호지스, 마이클 케인이 이번에는 하드보일드 범죄 이야기를 패러디한 코미디로 다시 뭉쳤다. 펄프 소설을 양산하는 소설가(마이클 케인)가 몰타에 은둔하고 있는 옛 할리우드 스타(미키 루니)의 자서전을 대리 집필하게 된다. 이 스타는 마치 프랭크 시나트라나 조지 래프트처럼 왕년에 갱스터 연기로도 유명했지만 실제로 갱스터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했던 인물.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연하다는 듯이 범죄가 벌어지고, 소설가 역시 목숨을 위협받는 처지가 된다.

 새로 2K 복원한 것도 좋고, 인터뷰도 여럿 새로 땄지만, 역시나 마이클 케인 인터뷰는 없구나. 그나저나 소책자 에세이를 알렉산더 헬러-니콜라스가 썼네? Arrow Films, Kino Lorber, Powerhouse Films 등이 본편 음성해설, 부가 영상, 소책자 에세이에 여성의 참여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캣 엘린저의 말이 떠오르는군. 알렉산드라 헬러-니콜라스의 '전공'이 아닌 것 같은데도 맡긴 걸 보면 필진의 전문 분야를 섣불리 한정 짓지도 않는 것 같고.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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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Factory [11/20]

Blu-ray 2017.08.19 10:08
 2017년 11월 20일 출시 예정.

 우왓, 이게 영화도 있었구나. 게다가 스티브 부세미가 연출? 나는 [죽이는 책]에 소개된 에드워드 벙커의 원작에 관한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작품이다.

 에드워드 벙커는…… 아마 제일 쉬운 소개는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 1992)]에서 미스터 블루를 연기했던 배우라고 하는 거겠지. 실제 범행에 나선 무리 중에서 가장 늙어 보이는 사람. 첫 장면 마돈나 농담 때 마돈나 초기작은 좋았는데 요즘은 안 듣는다고 하는 사람. 하지만 그를 그냥 그런 정도의 단역 배우로 생각하면 오산. 벙커가 어떤 사람인가 하면…… 에이, [죽이는 책]의 소개를 인용하자.

에드워드 벙커Edward Bunker(1933~2005)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각본가, 배우이며, 특히 인생의 절반 정도는 범죄자로도 살았다. 회고록 《죄수의 교육Education of a Felon》(2002)에 따르면 그는 역대 샌쿠엔틴 교도소 수감자들 중 가장 어렸으며, 너무나 거침없고 겁이 없었기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미친놈의 경계선에 있는 꼬마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사형수였던 작가 캐릴 체스먼Caryl Chessman과의 조우를 통해, 벙커는 수감 기간 중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 거의 이십 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출판된 그 책의 제목은 《그보다 흉포한 야수는 없다No Beast So Fierce》였다. 소설을 쓰고 이후에는 연기까지 겸하면서, 벙커는 은행을 털거나 마약 거래에 의존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는 돈을 벌게 되었다. 배우로서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의 불운한 '미스터 블루' 역으로 크게 사랑받았다.

 여기 소개된 첫 작품 [그보다 흉포한 야수는 없다]는 이후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범죄 영화 [스트레이트 타임(Straight Time, 1978)]으로 영화화되었다. 그리고 [스트레이트 타임]과 이 작품 [애니멀 팩토리(Animal Factory, 2000)] 말고도 그가 딱 한 번 자기 소설과 무관한 작품의 각본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게 다름아닌 나의 사랑 [폭주 기관차(Runaway Train, 1985)]. 세 작품의 공통점은? 감옥에서 출발한 사람, 감옥을 갓 나온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죽이는 책]에서 스웨덴의 범죄 전문 변호사이자 소설가인 옌스 라피두스가 소개한 바에 따르면,

《애니멀 팩토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교도소 생활에 관한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한 편으로 꼽힐 수 있다. 그리고 서구 세계, 특히 미국의 교도소 시스템에 대한 예리한 비평이기도 하다. …… 벙커는 제인 오스틴이 19세기 상류층의 삶을 다루는 것과 같은 엄밀한 정확성으로 감옥에서의 처세를 묘사한다.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xander Solzhenitsyn이 구소련 강제노동수용소에서 경험한 바를 토대로 한 서사시적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애니멀 팩토리》를 비교할 수도 있을까? 두 작품은 각기 다른 시스템과 수감 제도, 다른 생존의 방식을 반영한다. 순수하게 문학적인 차원에서는 다른 게임을 벌이고 있겠지만, 두 작가 모두 감금의 디테일에 대해 경탄스러운 감각을 갖고 있고, 인간성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구성된 제도 내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려는 개인의 투쟁을 다루었다.

 일단 출연진은 으리으리하다. 윌렘 대포, 에드워드 펄롱, 대니 트레호, 시모어 카셀, 미키 루크 등등. 자, 남은 건 스티브 부세미의 연출 실력인데.

 아, 잠깐. 여기까지 했으면 대니 트레호 이야기도 해야지. 로버트 로드리게즈 영화를 통해 특히 유명해진 대니 트레호 역시 배우가 되기 전에는 감옥을 들락날락 했던 범죄자였다. 그는 마약 중독자이기도 했지만 수감 생활 동안 치료를 시작해 중독을 이겨낸 뒤 사회에 나와서는 청소년 마약 중독 상담사로 일했는데, 당시 그가 맡았던 환자 중 하나가 우연히도 [폭주 기관차]의 스태프였다. 어느날 그 환자는 지금 촬영장에 코카인이 보이는데 유혹을 이기기가 어렵다며 트레호에게 도움을 청했고, 트레호는 즉시 촬영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찾아간 촬영장에서 그가 만난 사람이 바로 샌쿠엔틴 교도소 시절의 수감자였던 에드워드 벙커였다. 샌쿠엔틴 시절 대니 트레호는 교도소 내 라이트급과 월터급 복싱 챔피언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를 잊지 않았던 벙커는 즉석에서 트레호에게 [폭주 기관차]의 주연 배우 에릭 로버츠의 권투 트레이닝─극중에 교도소 내 권투 장면이 있다─을 부탁했고, 결과를 마음에 들어한 감독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가 트레호에게 아예 단역으로 출연도 해달라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트레호는 교도소 인맥을 통해 영화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

 벙커와 트레호는 결국 [애니멀 팩토리] DVD 제작 당시 본편 음성해설까지 함께 녹음하면서 동기의 우애를 과시했는데, 이 음성해설이 Arrow Films에서 출시하는 Blu-ray에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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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1월 13일 출시 예정.

 아이고 깜짝이야.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 원작─한국에서 [줄어드는 남자]로 출간됐다─을 바탕으로 만든 50년대 미국 SF 영화의 고전. 핵 공포와 외계에 대한 관심과 두려움, 방사능으로 인한 돌연변이 등이 스크린 위에 들끓었던 50년대 미국의 분위기가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정점에 이른 작품이라 하겠다. 사실 원작도 영화도 작품의 대부분은 방사능 때문에 몸이 점점 줄어드는 남자가 일상에서 위협과 맞서는 과정을 그린 공포-액션에 치중하고 있고, 영화는 특히 특수 촬영을 통해 인상적인 이미지를 빚어내는 데에 치중하고 있지만, 결말의 그 SF적인 사고에는 깊이 감동했고, 하다못해 [앤트맨(Ant-Man, 2015)] 같은 영화에도 그 영향력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미리 말해두자면 만화에서 앤트맨이 출연한 것은 1962년의 일.) 부록이 많지는 않지만 50년대에 유니버설 영화사에서 갖가지 공포-SF 영화를 만들었던 잭 아놀드 감독과 원작자 매드슨에 관한 내용이 있다니 기본은 갖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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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Samouraï [11/14]

Blu-ray 2017.08.17 08:49
 2017년 11월 14일 출시 예정.

 Criterion에서 장-피에르 멜빌, 알랭 들롱의 대표작 [사무라이(Le Samouraï, 1967)]를 마침내 Blu-ray로 업그레이드. 한때 동인지를 만들었을 정도로 깊이 빠졌던 영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 본 지 꽤 됐네. 멜빌에 대한 열정이 좀 식기도 했고─예전보다 덜 좋아하게 됐다는 건 아니다─[그림자 군단(L'armée des ombres, 1969)]이 복원판으로 소개되면서 지분을 좀 가져갔다. 하지만 그 가치가 떨어졌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림자 군단]이 더 어른스러운 영화겠지만, [사무라이]에만 있는 순수함도 무시할 수 없지. 그리고 이 영화의 멜빌과 들롱은 서로에게 최적의 파트너였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유형의 영화를 여러 차례 만들었지만, 서로 없이는 [사무라이]처럼 주연 배우의 미모와 움직임이 곧 주제가 되는 순수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지 않았는지.

 프랑스에서는 2011년에 일찌감치 Blu-ray가 출시됐지만,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디지털 노이즈 제거 필터를 너무 심하게 먹여 화면이 수채화로 보일 정도로 뭉그러졌던 것. 모른 척 넘어가기에는 너무 심할 정도로 뭉그러져서 결국 수정해서 재출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같은 마스터를 토대로 2016년에 Blu-ray가 나왔고. 다만 Criterion에서 같은 마스터를 사용할지는 미지수. "New high-definition digital restoration"라고만 알리고 있으며, 커버 디자인도 새로 하지 않고 DVD 시절 이미지를 그대로 쓰고 있는데, 이건 Criterion이 DVD 시절 사용했던 마스터를 해상도만 높여서 다시 출시할 때 하는 짓이다. [절멸의 천사(El ángel exterminador, 1962)], [대보살 고개(大菩薩峠, 1966)], [에디 코일의 친구들(The Friends of Eddie Coyle, 1973)](이건 커버 디자인 살짝 바꿨지만) 등이 그 예. [숏 컷(Short Cuts, 1993)]처럼 커버 디자인을 그대로 다시 쓰더라도 마스터 자체에 현저한 개선이 있을 때는 "New, restored 4K digital transfer"라는 식으로 스캔/복원 해상도를 따로 표기하는 편이고.

 이 흐름을 그대로 따른다면 [사무라이]는 DVD 시절 마스터의 고해상도 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긴데, Criterion DVD랑 프랑스, 일본에서 나온 Blu-ray는 색감 차이가 많이 난다. 프랑스 복원판은 영화 전체에 푸른 필터를 씌운 듯한 색감이고, Criterion의 구 마스터는 그보다는 한결 자연색에 가까운 쪽. 참고로 지금은 절판된 [붉은 원(Le Cercle rouge, 1970)] Blu-ray도 그런 차이가 있었다. 같은 마스터를 쓰지 않았을까 싶었던 [그림자 군단]도 Studio Canal에서 출시한 유럽판이 Criterion보다 좀 더 노랗고 파랬고. 비전문가인 나는 Criterion 쪽을 선호하긴 한다. 하지만 '컬러로 된 흑백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던 멜빌이 살아 있었더라면 화면 전체에 푸른 빛이 도는 편을 선호했으려나?

 한편 [사무라이] Blu-ray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Criterion에서 그간 절판됐던 멜빌 영화의 판권을 다시 취득한 게 아니겠냐는 희망 섞인 얘기도 나오던데, 나는 그렇게까지 낙관적이지는 않다. Criterion에서 [도박꾼 봅(Bob le flambeur, 1956)], [레옹 모랭 신부(Léon Morin, prêtre, 1961)], [밀고자(Le Doulos, 1953)], [그림자 군단], [붉은 원]을 절판시켜야 했던 건 모두 판권자인 스튜디오 카날에서 판권을 회수했기 때문. 스튜디오 카날과 관련 없는 [바다의 침묵(Le Silence de la mer, 1949)], [무서운 아이들(Les Enfants terribles, 1950)], [두 번째 숨결(Le Deuxième souffle, 1966)]은 지금도 Criterion에서 판매 중이며, [사무라이]도 스튜디오 카날과는 관련 없는 작품으로 알고 있다.

 혹시 절판된 멜빌 영화들을 Blu-ray로 소장할 기회를 찾는다면 2017년 9월 12일에 영국 Studio Canal에서 Melville: The Essential Collection이라는 이름의 박스 세트를 준비 중이니 일단은 그쪽을 기다려 볼 것. [도박꾼 봅], [레옹 모랭 신부], [밀고자], [그림자 군단], [붉은 원]이 수록되는 건 확정이고, 그 외 한 편 더 들어간다고 한다. [형사(Un Flic, 1972)]가 유력하긴 한데. 참고로 10월에는 프랑스 Studio Canal에서 멜빌 영화 열 편을 묶은 박스 세트를 준비 중인데, 이쪽은 아직 수록작도 공개되지 않았고 영어 자막 지원 여부도 알 수 없다.

 그건 그렇고 DVD 시절의 커버 이미지가 Blu-ray로 옮겨 오면서 높이가 짧아지자 품위가 좀 깎인 것 같아 아쉽다.

 Criterion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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