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카와 준페이의 대하 소설을 아홉 시간 반 분량의 영화로 옮겨낸 코바야시 마사키 감독의 역작, [인간의 조건(人間の條件, 1959-1961)] 3부작.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평화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인 일본 지식인 화이트 칼라 노동자가 광산의 노동력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 만주로 전출된 후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 부서지고 꺾이고 열패감을 느끼면서도 끝없이 저항하는 이야기를 한없이 강맹한 결기를 품고 담아낸다. 3년에 걸쳐 개봉한 아홉 시간 반짜리 영화의 시청각적 밀도가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온몸을 내던져 학대하듯 찍어낸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 투여된 노동에 대한 경탄 이전에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이런 영화는 흔치 않다.

 영화의 규모와 중요도를 생각하면 부록은 다소 빈약한 편으로, 평론가 필립 켐프의 인터뷰 및 선택 장면 음성해설만을 수록하고 있다. 소책자에는 일본 영화 연구가로 유명한 데이빗 데서가 글을 실었다. 패키지 디자인 스타일은 이전의 Arrow Films와는 많이 다른데, 60년대 일본 영화의 콜라주 형식 포스터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Criterion에서 2009년에 출시한 DVD와 비교하자면, Criterion은 코바야시 감독과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의 인터뷰, 주연 배우 나카다이 타츠야 인터뷰 등을 수록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담는 데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한편 Arrow Films판 부록의 중핵인 켐프는 Criterion판 DVD에서는 리플릿 에세이를 맡고 있었다). 켐프의 인터뷰와 음성해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고, 설령 그것이 빈약하더라도 이 영화를 1080p 화질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읍소해야 할 일이겠으나, Criterion DVD를 갖고 있지 않거나, DVD를 Blu-ray로 교환하고 싶거나, 코드 B를 재생할 수 없다면 Criterion에서 Blu-ray를 출시해주기를 기다려보는 방법도 있겠다.

 본래 2016년 5월 30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판권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8월 출시로 밀렸다고 하니 Criterion과의 판권 협상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다른 타이틀과 함께 묶어 주문한 경우 함께 묶인 타이틀도 배송이 늦어질 수 있으니 orders@arrowfilms.co.uk로 문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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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 Go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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